<낙엽 하나가 자랄 때>

2018.09.25

_예상했던 대로 역시 오늘 밤은 꽤 쓸쓸하고 허전하다. 혼자 자주 가는 술집에 갔고, 나를 구경하러 온 친구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. 나중에 인천을 떠나면 나는 인천을 어떻게 기억할까. 종로처럼, 왕십리처럼, 사당처럼, 교대처럼, 의왕처럼, 수원처럼, 혹은 안산처럼. 참 이리저리 많이도 살았다. 친구는 떠났고 뱃길은 너무 춥고 맥주는 차갑기만 하다.... » 내용보기

경이로움_비스와바 쉼보르스카

경이로움       무엇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한 사람인 걸까요?나머지 다른 이들 다 제쳐두고 오직 이 사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?나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요?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필이면 화요일에?새들의 둥지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?비늘이 아닌 피부로 숨을 쉬면서?잎사귀가 아니라 얼굴의 거죽을 덮어쓰고서?... » 내용보기

분실물 보관소에서의 연설_비스와바 쉼보르스카

분실물 보관소에서의 연설       나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에 몇몇 여신을 잃어버렸다.또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길에 많은 신들을 놓쳐버렸다.나의 별 몇 개가 영원히 꺼져버렸다. 하늘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.나의 섬이 하나 둘,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.심지어 어디에 발톱을 놓아두었는지도 통 모르겠다.누... » 내용보기

어느 날의 기록

  …어느 날의 기록     무턱대고 누군가에게 시를 보내고 싶은 순간이 있다. 한 번 주저하게 된다. 그냥 생각났을 뿐인데, 그 순간에는 어떤 의미가 발생할 것만 같다. 전송을 누르면, 의미는 격발되어 날아갈 것이다. 그 정도의 무책임을 용기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. 나는 망설이다 끝내 책장을 넘겼다. 덮인 시의... » 내용보기